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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

by 돈신돈왕 2023. 1. 18.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라는 사람이 주장한 '문화자본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는 난해한 그림을 사는 부자들의 이유를 '문화자본론'을 들어 이야기하였습니다.

'문화자본론'은 어떠한 것인지, 부르디외는 이를 통하여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댓글이 많이 달린 미술기사

 예술관련 기사는 일반적으로 많은 댓글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미술품에 상속세를 내는 현물납부제를 도입한다거나, 특정 그림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기사와 같이 바로 돈에 얽힌 기사입니다.

 이처럼 금전적인 내용의 기사가 나올 때 사람들의 댓글이 달리곤 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2019년 김환기 화가의 추상화 '우주'(1971)가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미술 신기록을 세웠다는 기사가 났었습니다.

당시 많은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 중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 사람들 눈에는 뭐가 보이는 걸까?"

"이런 거 사는 사람들은 돈이 남아돌아서 사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매직아이일 뿐"

"재테크 수단이겠지, 아니면 증여나."

"미술품 = 그들만의 비트 코인"

 

사람들의 비평과 문화자본론

위의 댓글에는 현대 미술에 대한 두 가지 비평이 있습니다.

첫째,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부자에게는 투기나 절세의 수단이 되어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든다.

 

 사실 이와 같은 비난은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에 의하면 이 두 가지는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현대 미술이 어려운 이유는 '뛰어난 기법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을 추구하는 전통미술에서 점점 멀어지고, 인본주의 적이고 다원적인 경험을 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김원기 화백의 추상화는 전통적인 방식의 캔버스 위에 그려졌습니다.

현대의 미술은 영상, 포퍼먼스, 텍스트에 이르는 갖은 장르의 '분류할 수 없는 혼합'이며 그 혼합으로 어떤 '개념'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철학자, 프레데릭 제임슨

이 이야기만 들어도 벌써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안타깝게도 현대미술의 이해는 사전 지식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심지어 꾸준하고 장기적인 공부로 쌓아온 지식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미술관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려워하지 마세요. 그냥 느끼면 됩니다"

하지만 기존에 다뤘던 뒤샹의 소변기 작품 '샘'을 보고 조그만 감상이라도 느끼려면 사실 배경지식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을 쌓고 싶어하는 욕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욕구는 어릴 때부터 예술을 접하면서 자랐느냐는 환경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식과 배움에 대한 욕구가 바로 부르디외가 말한 문화자본론에 속하는 것입니다.

부르디외는 자본이 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인맥과 같은 관계에 대한 자본 그리고 문화적 자본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합니다. 문화자본에는 예술작품, 책과 같은 문화적 상징이 되는 것들과 석,박사 학위처럼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식 등이 있습니다.

 또한 교양의 수준을 드러내는 말투나 예술에 대한 감식안처럼 몸에 자연스럽게 밴 성향과 기량까지 포함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부르디외는 '아비투스'라고 불렀습니다.

 소장한 예술품을 팔아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이 문화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은 경제적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적 자본 또 한 문화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공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벼락부자가 상류 사회로 진입하려고 하지만 그 사회가 받아주지 않아 고군분투하는 장면을 보면 '아비투스'와 인맥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말로 하면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성향(아비투스)과 사회적인 위치(필드)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과 메커니즘

 부르디외는 말합니다. 사회적인 계급의 구분이 새롭게 재생산되는 고정에서 경제적 자본보다 가정에서 축적된 문화적 자본이 '가장 잘 숨겨져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고 주장합니다.

그의 논리가 100%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 틀렸다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이유에 대하여 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가 문화적 자본을 얻으려면 교육비를 책임져 줄 부모의 경제적 자본, 그리고 간접적으로 보고 배울 부모의 문화적 자본이 중요하다. 이는 경제적 자본보다 세습의 효과가 크다.'

 

 부르디외 식의 메커니즘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1. 상류층이 어릴 때부터 문화적 자본을 축적한다.

2. 많은 사람이 부자가 현대미술에 대한 차별된 지식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3. 이를 이용하여 미술계에서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4. 그들이 지목한 작가가 유명해진다.

5. 유명해진 작가의 몸값이 오른다.

6. 오른 몸값만큼 작품 값이 오르기 시작한다.

7. 상류층이 되고 싶었던 신흥부자들도 따라서 그들의 작품을 산다.

8. 그래서 그 작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9. 부자들은 미리 사놓은 예술품을 판매하여 이익을 취한다.

10. 그들은 또 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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